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주 다우지수의 상승폭과 상승률 (432포인트, 5.2%)는 9.11테러가 있었던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간의 상승(668포인트)만을 따지면 87년 10월 블랙먼데이 직후 가장 큰 폭이었다.


상승의 원동력은 ‘금리인하논의’였다. 골드만삭스 리만브라더스 등 일부 대형 투자은행들이 13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금리조정회의(FOMC)에서 연방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금리인하논의에 불을 댕겼다. 금리에 관한 얘기가 확산되면서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은 쑥 들어가는 분위기다.


세계통화기금(IMF)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에 3백억달러를 긴급 지원하기고 했다는 뉴스도 월가에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브라질등 남미에 물려있는 미국 은행들이 숨통을 틀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시티은행과 JP모간체이스등 양대은행은 지난주 각각 11.7%와 10.5% 급등하기도 했다.


2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율이 예상보다 절반 아래인 1.1%로 나타나는등 7월 마지막주에 쏟아져 나온 부진한 경제지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낮추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소매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는데도 월마트가 6.7% 오른 것도 이를 반영해 준다. 게다가 금요일 미국 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이 2분기 1.1% 상승했다는 발표는 기업수익향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증시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같은 밝은 분위기에 힘입어 다우는 8,745.45로 직전 최저점인 7월 23일보다 무려 1천포인트(13%) 가량 오르는 기세를 보였다. S&P500 지수도 지난주 5.1%(44포인트) 상승한 908.64로 가볍게 900선을 탈환했다.


나스닥도 세계 최대 컴퓨터네트워킹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의 실적호조라는 오랜만의 반가운 소식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었다. 시스코는 10.3% 오르면서 나스닥을 4.7% 끌어올린 1306.12로 1300 고지를 넘겨놓았다.


하지만 시장이 온통 장밋빛만은 아니다. 거래가 지난달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고 있고 개인투자가들의 자금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증시주변자금을 조사하는 AMG데이터서비스에 지난 한달동안 주식관련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4백9억달러인데 이어 1일부터 7일까지 한주동안에도 19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달간 4백9억달러의 자금이탈은 AMG가 증시자금통계를 작성하기 시작간 92년 이후 최대치이다.


지난주 증시의 대반등을 살펴보면 약세장에서 하락폭이 컸던 업종의 반등폭이 컸다. 주가 하락기에 이뤄진 감정적인 매도로 회사의 펀더멘털보다 주가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종목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게 제약주로 별다른 재료는 없었지만 머크가 4.5% 오른 주당 51.02달러로 오르는 등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톰 맥키스틱 TCW갈릴레오펀드의 공동매니저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싸고 매력적인 주식들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해준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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