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론스타가 서울은행 인수대금을 더 낼 수 있다고 수정 제안하면서 서울은행 우선인수협상자 선정작업이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매각주간사인 미국 골드만삭스로부터 수정 제안을 보고받은 즉시 이같은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협상절차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에서 6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받은 하나은행은 "정부가 론스타의 추가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반발하는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6월11일 정부가 골드만삭스를 통해 보낸 투자제안서를 근거로 반발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부는 이 투자제안서를 보내면서 입찰제안서에 중요한 응찰조건,특히 구속력 있는 인수가격 등을 담도록 했는데 론스타가 나중에 인수가격을 변경한 것은 이를 어긴 규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론스타측은 이에 대해 "투자제안서에는 입찰제안서 응찰조건을 '변경(change)'할 수는 없지만 '추가설명(clarification)'은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수익을 공유하겠다고 매각주간사에 보충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느긋한 정부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외국 금융회사가 낀 국제협상인 만큼 법적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심 인수경쟁 상황을 반기는 표정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제안서 말미에 '입찰제안서의 평가와 수리,거부에 대한 권한은 예금보험공사가 갖는다'고 돼 있기 때문에 론스타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전적으로 매각 주체인 예보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협상주체인 예보 관계자는 "계약법 정신(경쟁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대우)과 국제 관례를 바탕으로 하되 예보가 법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살펴본 뒤 이 범위 내에서 매각자(예보)에게 유리한 방안을 찾겠다"고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주 공자위 개최전 결론 정부는 우선 이번 제안으로 당초 9일로 잡았던 공자위 일정을 오는 16일로 미뤘다. 그전에 △수정제안 수용의 법적 정당성 △수정제안의 실익 △형평성 등을 따져 우선인수협상자를 선정하는 매각소위 재개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재경부는 그러나 △1조원의 주식을 주기로 한 하나은행과 △8천5백억원의 현금에 향후 3년간의 추가 발생이익(정부가 투자제안서에 제시했던 서울은행 수익예상액 기준)의 절반을 지급하겠다는 론스타의 안 중에서 어느 것이 매각자에 유리한지는 사실상 판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공자위의 한 민간위원은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한 론스타의 제안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유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수진·김인식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