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이틀 연속 예상밖의 움직임을 보였다. 7일 종합주가지수는 5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날 미국시장이 폭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다. 지난 6일에는 미국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세를 보였었다. 미국시장의 여파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던 셈이다. 그러나 미국시장과의 동조화는 여전히 대세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시장이 요동치는 것과 달리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은 꽤 차분한 편이다. 동조화 속에 차별화가 나타난 셈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바닥을 다지는 신호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아직 변수는 많지만 미국의 금리인하설, 반도체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환율하락세 진정 등 증시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짙은 먹구름이 조금씩 엷어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다. ◆ 바닥 다지기인가 =기술적 지표상으로는 저점을 깬 상태여서 추가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다우지수의 그래프는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증시가 바닥을 찾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강성모 팀장은 "다우지수가 지난달 23일 저점 위에 머물고 있는데다 오는 14일 CEO 서명식으로 회계부정 사건이 사실상 일단락된다는 점에서 미국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리인하설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하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김영호 팀장은 "기업들의 실적이나 증시 주변 여건을 봤을 때 640선을 밑도는 것은 분명한 과매도"라며 "미국의 글로벌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겠지만 현재로서는 국내시장도 바닥을 찾아가는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키는 미국에 있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미국시장의 불안은 진행형"이라며 "최근 미국시장이 버틸 만큼 버티다 힘이 빠지면 한꺼번에 크게 밀리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바닥을 논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미국시장이 충분히 하락했고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등 수급여건도 개선될 조짐이어서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지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시장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 향후 투자전략 =낙폭이 큰 종목에 관심을 갖되 섣부른 매매는 삼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주가 낙폭이 큰 우량주는 반등장에서 빠른 속도로 가격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시장의 움직임이 아직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조급하게 선취매하기보다는 추세를 확인하고 매매에 나서는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