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주식시장이 모처럼 반등했지만 상승폭이 작았고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아 향후 장세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회계부정 파문으로 추락한 미국 증시가 주요 경제지표의 악화로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마저 가중되면서 안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주가 하락세가 진정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오르더라도 낙폭 과대에 대한 제한적인 반등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한적 반등에 불과 우리 증시가 미국 시장의 반등에 힘입어 6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전강 후약'의 허약한 모습을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59포인트(0.83%) 오른 679.37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91포인트(1.67%) 상승한 55.34를 기록했다. 미 나스닥지수가 전날 53.54포인트(4.44%) 급등한 1,259.55로, 다우지수가 230.46포인트(2.87%) 오른 8,274.09로 마감한 것이 국내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켰지만 반등의 강도는 미약했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668억원으로 작은데다 8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997억원에 이르는 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쏟아져 주가 상승을 제한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반등은 미국과 한국 증시 모두 기술적인 반등을 시도하는 낙폭과대 국면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 증시가 안정되고 뮤추얼펀드의 자금 이탈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진정돼야 국내 증시도 추락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추락세가 진정되는 '의미있는 반등'의 전제 조건으로 ▲충분한 주가하락에 따른 가격 이점 ▲미 증시의 본격 반등 ▲외국인 투자자의 추세적인 매수세 전환 등 3가지를 꼽았다. 오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 고점대비 28%, 7월 고점대비 16% 각각 하락해 첫째 조건인 가격 이점은 확보했다"며 "그러나 나머지 조건은 충족하지 못해 주가 반등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갯속 장세 미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1.1%에 그쳐 '더블 딥'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FRB가 금리를 내릴 경우 적극적인 부양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돼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미 경제의 '더블 딥' 현실화로 받아들여질 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4일 미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재무제표 인증 행사도 실질적인 회계신뢰의 회복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미 시장이 본격 반등하기 위해서는 회계부정을 바로잡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따라서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등 분식회계를 수정하는 9월 결산이 지나야 추세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잠재적인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유가 폭등이 예상되며 이는 미국 뿐아니라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게 된다. 전 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불투명한 장세에서 종합주가지수는 650선 아래로 일시 떨어질 수도 있지만 700~750 정도까지는 반등할 것"이라며 "10월 이후 본격적인 반등을 예상할수 있지만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대책없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