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론스타를 제치고 서울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은행권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하나.서울 합병은행은 총자산 84조원으로 국민과 우리은행에 이은 국내 3위(자산 기준)의 대형 은행으로 부상한다. 이는 신한 한미 등 '나홀로' 은행들의 합병 움직임을 촉발시켜 은행권에 또 한차례 '빅뱅'을 몰고올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단자사(한국투자금융)에서 은행으로 전환한 지 불과 11년만에 3대 은행 대열에 오르게 됐다. ◆ 선정배경 및 향후 절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는 이날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하며 "하나은행이 가격면에서 우월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9천억원을 제시한 론스타펀드보다 1천억원 이상 높은 1조원을 써낸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은행 합병원칙에 부합해 정부가 선호하는 하나은행이 가격마저 높게 쓴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공자위 소위는 '만장일치'로 하나은행을 낙점했다. 하나은행과 론스타 모두 풋백옵션(여신 등이 향후 부실화할 경우 환매할 수 있는 권리)은 요구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우발채무에 대한 '면책'을 요청했지만 이는 기업 인수합병(M&A) 계약에서 일반적으로 포함시키는 사항이어서 하나은행측에 큰 감점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6일 하나은행과 서울은행 매각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달중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의 누적 결손금에 따른 법인세 감면혜택을 누리기 위해 서울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하되 은행 명칭은 '하나은행'으로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합병 걸림돌 하나은행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결정을 거쳐 실제 서울은행을 인수하기까지는 '암초'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은행 임직원들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은행 노조는 합병에 따른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반기를 들어왔다. 서울은행 3급(차장)의 평균 나이가 47세인데 비해 하나은행의 같은 직급 평균 연령은 40세에 불과, 일곱 살이나 차이가 난다. 이같은 직급별 연령차는 합병 후 조직 융화에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측은 "서울은행이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개선 약정에 따라 예정하고 있는 하반기중 인원감축 이외의 추가 감축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는 데도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은행 주식의 가치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1조원으로 평가됐지만 하나은행의 주식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도 변수다. 하나은행측은 서울은행과 합병할 경우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돼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추가 비용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병연.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