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M&A(기업인수·합병)바람이 불고 있다. 주가 하락기에 싼값으로 기업을 사들이려는 원매자와 지분을 처분해 이익을 확보하려는 기존 대주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어서다. 5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최대주주나 주요주주가 바뀐 코스닥기업은 12곳에 달했다. 이중 델타정보통신 등 9개 기업은 최대주주가 바뀌었으며 한광 등 3개사는 주요주주가 변경됐다. 최대주주 변경은 대부분 기존 최대주주 등이 보유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이뤄졌다. 델타정보통신은 종전 최대주주였던 김청호씨와 주요주주였던 김태주 이왕록씨가 보유지분을 임천무씨에게 팔았다. 매각지분을 보면 김청호씨 1백10만주(15.0%),김태주씨 36만주(4.9%),이왕록씨 7만9천주(1.0%) 등이었다. 하이퍼정보통신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세화시스템이 지분을 전량처분함으로써 주요주주였던 변병희씨가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에이엠에스도 윤용헌 외 1인이 씨씨케이밴에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경영권이 씨씨케이밴으로 넘어갔으며 윤용헌씨는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텔넷아이티는 최가열 외 3인이 보유지분 전량(34.1%)을 장외에서 지알엔홀딩스에 매각했다. 엔플렉스는 임종선씨가 티에스케이지로부터 보유지분을 사들인 후 자신이 경영하는 로보노이드에 귀속시켰다. 세림아이텍의 경우 이수형씨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시그마텔레콤도 주요주주였던 이덕한씨가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함으로써 최대주주가 됐다. 아큐텍반도체는 아남반도체가 계열사에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주요주주가 됐다. 한광은 최대주주인 계명재 대표 등이 2대주주인 비스트로닉사의 지분을 사들여 비스트로닉은 주요주주 지위에서 물러나게 됐다. 코스닥기업의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 변동이 이처럼 심한 것은 코스닥기업의 소유 및 경영에서 손을 떼려는 사람(기업)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M&A 관계자들은 "주식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운데다 IT(정보기술)기업이나 소프트웨어기업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지분을 팔고자 하는 주주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M&A부티크의 대표도 "줄잡아 1백개 이상의 코스닥기업이 매물로 나와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코스닥기업을 사려는 측은 씨씨케이밴처럼 사업상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자본차익을 노리고 머니게임을 벌이는 곳도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