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일 발표한 자산운용규제완화 방침은 지난달 발표된 중장기 증시활성화 방안과 함께 향후 정부의 주식시장에 대한 정책방향을 가늠케 하는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증시정책이 증시하락기마다 초법적인 행정지도나 세제혜택을 기반으로 한 대증요법이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방안에서는 증시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금융시스템의 중심을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하려는 밑그림의 실행방안을 엿볼 수있다. ◆ 투자대상 규제완화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등의 투자대상은 현재 증권거래법상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과 기업어음, 외화증권, 주가지수선물.옵션 등 장내 파생상품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투자한도 등 엄격한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개념이 도입되기는 했지만 '경제의 증권화시대'에도 여전히 '간접투자'의 개념이 유가증권시장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증권사들에게 장외파생상품의 거래를 허용한데 이어 부동산이나 각종 상품(또는 상품관련 파생상품)에까지 간접투자를 허용하면 일단 증권투자외에 상당한 각종 투자수요를 간접투자상품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증시부양을 위해 장기주식저축을 도입하면서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소위 '원금보전형 펀드'도 파생상품을 얼마나 투자자산구성에 반영하느냐에 따라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재경부는 전망하고 있다. 또 이해상충 발생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획일적으로 금지하는 현행규정을 고쳐 투자자에게 유리한 거래는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경우'라는 꼬리표를 달기는 했지만 재벌계열 투신사가 대주주나 그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고객자산으로 취득하는 행위를 허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방안은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 사모펀드 규제완화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일반펀드와 달리, 소수투자가가 일대일 계약으로 설정, 운용하는 사모펀드는 그간 법상으로는 존재했지만 약관, 가격공시에서 공모펀드와 마찬가지 규제를 받아왔기에 그다지 매력적인 투자상품이 되지는 못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소위 '헤지펀드'로 불리는 고수익 고위험의 사모펀드가 주식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을 뿐 아니라 환시장, 상품시장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증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부는 사모펀드에 대해 약관제정시 사전보고에서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현금외에 실물에 의한 환매를 허용하는 한편, 기준가격 공시주기를 늘리고 투자자에 대한 보고서 제공의무도 줄여주기로 했다. 대신, 현행 수익자 100명 이하로 돼있는 사모펀드의 대상기준을 30명 이하로 조정하고 공모를 하지 않고 적격 기관투자가만 가입한 펀드를 수익자수에 없이 사모펀드로 간주, 실질적으로 완화된 운용규제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 펀드 설정과 판매. 환매관련 규제완화 정부는 간접투자상품의 판매를 활성화한다는 방침하에 증권, 은행외에 보험사와 선물회사(선물관련 펀드)에도 펀드판매를 허용하는 한편, 펀드설정시 시가 등 객관적 가치평가가 가능한 유가증권이면 유가증권을 현금 대신 납입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결정권과 절차가 명확하지 못한 환매관련제도도 정비키로 했다. 지난 99년 대우채 편입펀드에 대한 대규모 환매연기라는 '기습조치'에서 보듯, 환매연기가 수익자권익을 침해하고 펀드 신뢰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행위임에도 현행 법령이 이를명확하게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합 자산운용법에서 운용책임자(투신사 등)가 우선 환매연기를 결정한 뒤 수익자총회(뮤추얼펀드는 주주총회)에서 결의를 하도록 하되 연기 이후 진행상황을 수익자에게 공시토록 했다. 또 환매연기 사유를 '유가증권 매각곤란 또는 공정한 평가가 곤란한 경우'로 명확히 하고 환매가 어려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부분환매가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