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바닥 모르게 추락했던 셋톱박스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오랜만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오후 1시20분 현재 휴맥스가 8%이상 오르고 한단정보통신과 현대디지탈텍, 태영텔스타가 4~6%대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대부분의 셋톱박스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뛰고 있다. 전날 바이억세스로부터 셋톱박스 공급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기륭전자도 2%안팎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셋톱박스 생산업체의 주가 상승은 휴맥스가 주도했다. 휴맥스는 최근 바이억세스와의 계약해지 문제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며 가격메리트가 부각돼 외국인들의매수세가 몰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셋톱박스 관련 업체들의 주가 낙폭이 성장성에 비해지나치게 큰 상태로 저가메리트가 발생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메리츠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셋톱박스 종목들이 특별하게 동반상승할만한 호재는 없으나 투자자들이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라이센스 계약취소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에서 보듯 불과 두달 남짓만에 주가가 반토막난 것은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셋톱박스 산업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내렸다. 김 연구원은 "현재 셋톱박스시장은 영국의 ITV를 비롯한 대형 오퍼레이터들의도산 등으로 시장환경이 악화된 일시적 침체기라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셋톱박스의 보급률이 20% 미만으로 추정되는 등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LG투자증권의 최용호 연구원도 "최근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셋톱박스 산업자체는 전망이 밝다"며 "양방향TV.VOD서비스.홈쇼핑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추세에서 아날로그 셋톱박스에서 디지털 셋톱박스로의 전환은 향후 수년간 계속 될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성장성에 비해 낙폭이 과대한 것은 사실이나 올해 하반기까지는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단기이익을 노리고 매수에나서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