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1일만에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한국 증시가 급반등했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23.73포인트 급등하며 720선을 넘었다. 이달 14일이후 1조원이상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전날 미국시장의 급상승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서 1천억원이상을 순매수했다. 매수대상 종목도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 그동안 줄기차게 팔아치웠던 블루칩에 집중됐다. 표류하던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수주체로 부상하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되살아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반등을 놓고 극적인 상승 랠리를 얘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가 700선을 굳건히 지켜온 만큼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었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 바닥을 다져가는 증시 지수 700선은 당분간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 6월 26일과 이달 26일, 29일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수 700선에서 주가가 반등한 것도 투자자들의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가 공포에 휩싸이며 추락하던 날도 국내증시는 700선에서 강한 반등이 나왔었다"며 "미국증시의 영향력을 무시할순 없지만 국내기업의 펀더멘털을 놓고 볼때 700선 이하로 하락할 이유가 없다는 컨센서스가 일궈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현물은 물론 선물시장에서도 매도공세를 보이던 외국인들도 매매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어 추가하락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 26일 3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팔었던 외국인은 이날 1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파생시장에서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는 더욱 뚜렷히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은 콜옵션을 9만2천여계약 사들이고 풋옵션의 차익실현에 치중하며 추가상승에 대한 위험을 헤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추가하락에 무게를 둔 포지션을 구축했던 증권과 기관도 추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상승랠리 이어지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국인과 기관의 포지션변화가 곧바로 상승랠리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사장은 "미국 나스닥은 지난 17일 저점이후 주가가 16%나 급상승해 전고점에 이르고 있다"며 "전고점을 앞두고 나스닥지수의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시장도 단기 낙폭을 메우며 급상승했으나 추가상승으로 이어지기엔 부담스러운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퀘스트커뮤니케이션의 회계부정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상승한 걸로 봐선 회계관련 악재는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외국인의 블루칩 매수는 달러강세로 국내수출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로 내다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자연스런 움직임"이라며 "미국경기를 견인할만한 소비경제의 회복이 나타나기까진 공격적인 매수는 힘들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