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분식회계 스캔들에 대한 면역성이 생기고, 투자자들은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등 경제펀더멘털로 눈을 돌려 주가상승 재료를 찾기 시작했다. 바닥을 확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있으나 '심리적 바닥은 쳤다'는 관측이 강하다. 뉴욕증시가 폭등한 29일(현지시간) '매도세력이 힘을 잃고 있다'(CNN), '2년간의 내리막장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블룸버그통신)는 등 주가회복을 전망하는 분석들이 쏟아졌다. 이날 다우지수는 5.41% 급등, 사상 세번째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분식회계 스캔들의 파괴력이 약해지고 있는 모습이 증시 바닥 탈출의 제1 신호란 관측이 강하다. 전날 미국 4위 전화회사인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이 분식회계 사실을 시인했으나 주가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어떤 기업의 분식회계 발표후 해당업체는 물론 동종업체들의 주가가 무더기로 폭락했던 예전 상황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분식회계스캔들에 면역성이 생긴것 같다"며 "예기치 못한 초대형 스캔들이 터지지 않는한 분식회계는 증시에서 더 이상 큰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실적 호조와 더블딥(경기회복후 다시 침체) 없는 경제성장 전망도 증시바닥론의 근거다. S&P500지수 기업중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3백83개사의 경우 전체 순익이 전분기보다 2.4% 늘어났다. 기업순익 증가는 6분기만에 처음이다. 미은행가협회와 USA투데이는 생산성 향상 등을 이유로 미경제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 물론 최근의 주가 급등세를 '베어마켓(약세장)의 일시적인 랠리(상승)'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는 일단 벗어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정훈 전문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