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선사인 범양상선이 하반기중 국제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된다. 입찰에는 IMC해운 SK해운 등 국내외 선사들이 대거 참여할 전망이다. 범양상선 최대 주주(64%)인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30일 "범양상선이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정상화 과정이 마무리된 만큼 하반기중 공개입찰에 부칠 예정"이라며 "입찰자격은 제한이 없으며 국내외 선사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외부 전문기관에 적정 매각가격 산정을 위한 용역을 맡겨 9월께 관련업체에 입찰안내서를 발송키로 했다. ◆입찰 전망=현재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홍콩계 재벌 IMC그룹의 계열사로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IMC해운. 최근 수차례 산업은행에 매각관련 문의를 했다. 벌크선 21척을 포함해 총 30척의 선단을 갖고 있는 중소형 선사지만 세계 5위권의 벌크선사인 범양상선을 인수해 동남아 일대의 벌크운송사업을 '평정'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4위인 SK해운 역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입찰공고를 봐야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신사업 모색 차원에서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조선 전문선사인 SK해운은 벌크선 사업비중이 20% 미만이지만 범양상선을 인수할 경우 벌크사업의 시너지를 확충하고 회사 규모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범양상선의 수익구조가 상당히 안정적인 만큼 최소 10개 이상의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 상황=지난 4월초 2천3백억원의 채권을 출자로 전환한 채권단이 9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거액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던 1997년과 2000년을 제외하곤 1995년 이후 매년 흑자를 냈다. 또 법정관리(1993∼2002년) 기간 동안 단 한차례의 연체도 없이 1조원에 달하는 정리채권 원리금을 꼬박꼬박 갚아 지난 5월21일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데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도 9천억원 상당의 매출에 2백억원 이상의 순이익(세전 기준)을 낸 것으로 추정돼 경영상황은 양호한 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엔 여유자금으로 노후선박을 교체하고 핵심노선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부정기 노선의 운임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어 하반기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