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남미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 펀드가 지난 5년간의 부진을 마감하고 최근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고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FT는 대표적인 이머징마켓 투자펀드인 프랭클린 템플턴이 지난 97년 이후 지난해까지 단한번도 플러스 수익률를 기록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머징마켓의가능성을 믿으며 꾸준히 투자한 결과 결국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머징마켓 펀드는 지난 97년 아시아금융위기와 98년 러시아 부채위기에 이어이른바 T.M.T주(통신.미디어.기술주) 붕괴현상까지 겪으며 부진을 면치못했으나 지난해부터 선진국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11테러 사태 이후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10.8%나 올라 MSCI 월드 지수의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으며 올들어 템플턴펀드의 이머징마켓 지수도 1.4분기에서 13.7%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마크 모비어스 대표는 "전세계 대형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신뢰도가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어스 대표는 "한국과 러시아 등에서 기업지배구조나 소액주주들의 권리가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러시아 최대의 석유기업인 루코일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엔론사태와 올해 월드컴 사태 등 미국에서 잇단 회계부정 스캔들이 발생하면서 선진국이 이머징마켓 국가들에 비해 기업지배구조나 회계보고 절차가 우수하다는 선입견이 사라진 점도 이머징마켓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현재 템플턴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 가운데 상위비중 10대 종목은 한국의 삼성전자[05930]를 비롯해 멕시코의 킴벌리 클라크, 남아공의 사우스아프리칸브루어리스 등으로 조사됐다. 또 국가별로는 중국이 전체의 12.8%로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남아공(9.29%),한국(7.92%), 태국(7.67%), 대만(7.61%)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