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공세가 현저히 약해졌다. 29일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만 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행진은 10일간 이어졌지만 매각 물량은 전날의 1%도 안된다는 수준으로 줄었다. 외국인이 많이 팔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심리는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가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시장의 바닥 찾기가 아직 불투명해서다.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한 모습도 관심거리다. 팔만큼 팔긴 했지만 역시 키는 미국시장이 갖고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다 팔았나=외국인들은 SK텔레콤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15일동안 줄곧 팔기만 하다가 이날 매수로 돌아섰다. DR발행과 관련된 단기 매물이 거의 소진됐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외국인 매도의 상당부분을 SK텔레콤이 차지했다는 점에서 보면 상당히 긍정적이다. 지난 26일 1천5백억원어치나 팔았던 삼성전자 주식도 다시 사들였다. 이날 매수상위 5개 창구중 4개가 외국계였다. 특히 대만 TSMC의 하락세가 지속되는데도 삼성전자를 매입했다는 것은 반도체주 내에서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시 미국 뮤추얼펀드의 동향이 관건이다. 미국 뮤추얼펀드에서는 지난 5주간 4백1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중 61%가 성장형펀드에서 이탈했다. 성장형 펀드는 이머징마켓에 주로 투자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SDI POSCO 등이 주로 편입대상이다. 결국 뮤추얼펀드의 동향이 외국인 매물의 양을 결정할 것이란 뜻이다. ◆적극적으로 사긴 어려울듯=외국인의 매도물량이 줄어든다고 해도 적극적인 매수로 돌아서는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이 다시 들어오고 이게 다시 투자되기 위해선 미국시장의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시장이 바닥을 찾고 있는 탓인지 돈은 계속 빠져나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선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지수를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다. 기관 역시 실탄이 거의 떨어진 상태다. "미국시장과의 차별화는 단기적 혹은 부분적으로 가능할 수는 있어도 전체 기조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는 점에서 보면 역시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주도권은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시장이 하락세를 멈춰야 적극적인 매수세력이 생겨날 수 있다는 말이다. ◆투자전략은="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 내수주를 주목해야 한다."(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 외국인과의 연동성이 적고,실적이 우수한 중소형 내수주를 저가에 매수해 반등장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것. 외국인 매도공세가 멈춘다면 대형 우량주를 노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전망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선 우량한 내수주를 선취매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