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의 지속적인 침체 분위기는 경제회복 기조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정치 지도자 및 통화 당국자들의 잇단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망을 갈수록 어둡게 하는 것이라고 유럽의 전문가들이 28일 분석했다. 이들은 일부 선진국의 가계 소득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도 회복 전망을 어둡게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성장의 2대 견인차인 소비와 투자 모두가 실질적인 위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투자은행인 네스빗 번스의 셰리 쿠퍼 연구원은 "주가 하락이 (더 많은) 타격을가할 것임이 분명하다"면서 "자본 비용이 높아지는 반면 투자 수익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세계의 주요 지도자와 통화 당국자들이 최근 잇따라 경제 기조가 아직은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는 있으나 그 약효가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평가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난주 발언과 "미국이 지속적인 성장의 추세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V) 의장의 최근 언급을 이들은 상기시켰다. 이런 거물들의 발언도 더 이상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EU 15개 회원국의 경제가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지금의 증시 침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점은 시인했다.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일본 재무상 역시 "최근의 주가 폭락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면서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을지는 모르나 그 기조가 일시에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은행인 드레스너 클라인워스 바세르슈타인의 다니엘라 에츄버거 연구원은 "유로 강세와 증시 폭락이 경제 회복세가 단기로 끝날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노르디 은행의 카르스턴 비에레도 "증시 불안이 미국과 유럽의 경제회복 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경기 회복을 지속시키기 위해 구사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돼있다는 점도 걱정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이미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현실적으로 그 수준을 더 낮추기 힘들다는 한계를 이들은 지적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켈리 톤킨 연구원은 "증시가 더 폭락하고 유로 가치가 추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경제 지표들이 계속 혼조를 보일 경우 (극약 처방으로) 추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진국 정부들이 경기 부양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공공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도있으나 특히 유로권 12개국의 경우 지난 97년의 `안정성장협약'에 따라 재정 적자를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묶어야 하는 제한이 걸려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포르투갈과 독일 등은 이 재정적자율을 맞추는 것이 힘겨운 상태이기도 하다. 남은 방안이 있다면 구조 개혁을 더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나 이것 역시 거시경제 차원에서 시간이 걸리는 방법이라는 것도 한계다. 전문가들은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이 지난주 "유럽과 일본이 세계경제 회복세를부추기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가한 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