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국증시는 바다건너 미국만 쳐다보는 "해바라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기업의 2분기 실적발표도 마무리되고 있어 "사자"에 불씨를 지필만한 "이벤트"가 없고 기관의 매수여력이 커진다는 징후를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내 뮤추얼펀드의 환매자금 마련을 위한 외국인 매도공세가 어느 선에서 안정될 지,주가하락에 따른 우량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로스컷(손절매)이 진정될 수 있을지가 일차적인 관심사다. 매수차익거래잔고가 5천4백억원에 불과한 데다 단기 낙폭과대라는 상황이 맞물려 선물과 연계한 투기세력의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롤러 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안개속 미국증시=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증시가 상승으로 마감됐지만 장중 심한 등락을 수반한 혼조양상을 보였다. 이런점에서 기조적인 반등국면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낙폭이 컸지만 아직도 거품이 빠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지난 96년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을 경고했던 때보다 현 지수가 높다.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도 장기 평균치인 15를 웃돌고 있다. 반면 8월 중순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가 회계적정성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서명을 의무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형성되며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기지표 영향력 저하=이번 주 국내에선 6월 산업생산(30일),7월 소비자물가(31일),7월 수출입실적(8월1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에서는 7월 소비자신뢰지수(30일),2분기 GDP성장률과 베이지북(31일),ISM제조업지수(8월1일) 6월 개인소득(2일) 등이 관심사다. 이들 지표가 대부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이 회계스캔들과 기업 실적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측된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그나마 미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부문의 역자산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증시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시장=단기적으로 670∼720의 박스권을 설정하고 우량주 위주의 단기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투신운용 현봉오 주식운용본부장은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들은 길게 볼 경우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대에 들어섰고 단기 대응을 염두에 둔다고 해도 과매도 권역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7월 종가가 722.58을 넘지 못할 경우 4개월 연속 음봉이 발생,대세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상당히 꺾이는 대신 내수관련 우량주로의 포트폴리오 교체가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코스닥시장=미국발(發) 한파에 겹쳐 새롬기술의 불공정거래,연예계 비리 수사에 따른 SM 등 엔터테인먼트주 타격,휴맥스의 악재 숨기기 논란 등 내부악재까지 불거지며 거래소보다 투자심리는 더 썰렁하다. 때문에 지수가 연중 저점(56.23)에 근접했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거래량도 갈수록 줄어들며 사흘 연속 1조원을 밑돌아 시장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연중 저점의 지지력을 시험하는 가운데 짧은 테마위주의 순환매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