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팔자'공세로 주식시장이 700선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일단 진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방향성이 확실치않아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팔자'주문이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을 의심한데 따른 '셀코리아' 단계는 아닌만큼 회계부정 여부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고해성사'가 마무리 되는 8월 중순부터 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환매.손절매 병행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9거래일 연속 9천624억원어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사상 네번째로 많은 3천337억원을 순매도하며 한주를 마감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도는 미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 펀드조사기관 AMG에 따르면 18∼24일 사이 미국내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21억달러에 달한다. 또 최근 5주 연속 주식형 펀드에서 364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 불안으로 뮤추얼 펀드 등에 대한 환매요구가 거세지자 외국인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현금확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손절매 전략을 병행, 펀드편입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등 국내우량주를 중심으로 '팔자'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증권 임태섭이사는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환매와 관련 외국인이 현금확보에 나섬에 따라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손절매 전략도 함께 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중순이후 반등기대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로 당분간은 주식시장의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이것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악화를 우려해 내다파는 '셀코리아'가 아니라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650선까지 추가하락한다면 국내 증시가 충분히 저평가된만큼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전략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은 올들어 보름단위로 매수와 매도를 되풀이해온만큼 내주중 외국인의 매매향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내달 중순 이후 회계부정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이 진정되고 국내 주식시장의 과매도권 진입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되면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증권 임 이사는 "내달 중순이후 미국 기업의 CEO들이 재무제표 확인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면 회계부정에 따른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문제는 어느 정도 잦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3분기 미국경기의 회복세를 확인해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는다면 외국인의 매도압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종합주가지수가 650선으로 하락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27만∼28만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이 정도 수준이면 과매도 상태로 증시 하락세는 끝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윤두영 팀장은 "700선 이하에 머무는 기간은 짧을 것"이라며 "매도타임을 놓친 투자자들은 투매를 자제하고 외국인 매도가 진정되는 기간을 주목해 우량주를 저가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