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환율이 무서운 기세로 폭등하며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장중 변동폭이 22원80전으로 작년 1월3일의 23원에 육박했다. 1997년말 외환위기때를 빼고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전일 종가대비 상승폭(19원50전)으로는 작년 4월4일(21원50전) 이후 최대치다. 이날 환율이 치솟은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이 1엔 이상 뛰면서 달러 매수세를 재촉했다. 뉴욕 증시 폭락에 따라 대형 펀드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3천3백억원어치를 팔아치운 후 이를 달러화로 바꾼 것도 달러 강세 원인이 됐다. 교환된 달러는 70∼80%가 환매대응용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번째 요인은 역외 달러 매수세였다. 이날 뉴욕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달러화 1개월물은 1천1백75원에 마감됐다. 보통 현물과 3원 차이나는 것을 감안하면 강보합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도 역시 달러 가치가 1개월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딜러들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1천1백80∼1천2백10원 정도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앞으로 관건은 뉴욕 주식시장이다.뉴욕시장이 바닥이라는 시각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더구나 환율이 급격히 올라갈 경우 외환당국이 다시 개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과 24일 각각 0.6%와 0.1% 올랐다가 25일 0.3% 떨어졌으며 하루만인 26일 1.6% 오르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