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의 주가가 최근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25일 미 주식시장의 폭등세에도 불구하고 전날 붕괴된 1만선을 극복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닛케이 주가는 오히려 조금 떨어진 9,929.91로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미 주가의 급락 속에서도 닛케이 주가는 1만선을 견조하게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금까지 '복사판 주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던 일본과 미국의 주가 사이에 연동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증시분석가들은 "일본 시장은 지난 10년간 조정기를 거쳤고 기업의 경영개혁도 이뤄졌다"며 "따라서 미국 주식시장이 곤란할 때는 오히려 일본 주가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관측과 해석은 그러나 여유는 작업에 해당한다. 일본은 당장 1만선 밑으로 주저앉은 닛케이 주가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느라 분주하다. 닛케이 주가하락에 따른 개인소비 및 기업 투자의욕 위축이 엔고(高)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 기업실적 회복지연 등과 맞물려 저점에 들어간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서이다. 특히 주가하락은 은행 보유주식의 손실을 가져와 은행경영을 더욱 악화시킴으로써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8월 금융위기설'은 이런 시나리오를 밑그림으로 한다. 일본 금융당국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은행권의 자기자본비율 잠식으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이다. 일부에서 공적자금을 조기투입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따라서 관건은 닛케이 주가가 조속히 1만선을 회복해 소비확대, 기업투자 의욕고취 등의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당장 도쿄 증시를 떠받쳐 줄 호재가 없다는 점 때문에 여당 일각에서는 추가 경제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