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보면 전체 시장이 보인다.' 현대차가 국내 증시의 거울 역할을 하면서 현대차 주가의 움직임으로 향후 장세를 가름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증시가 상승 및 침체를 거치는 동안 반영된 모든 호재와 악재는 현대차 주가에 똑같이 영향을 줬다"면서 "현대차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재에 둘러싸인 현대차=9·11테러 이후 지난 4월까지 국내증시의 상승 배경중 하나가 바로 기업의 리레이팅(재평가)이었다.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및 수익성 제고,국제경쟁력 강화,경영투명성 제고 등에 힘입어 저평가 상태에 머물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것. 여기에 경기상승으로 기업수익이 호전되면서 대세상승으로 연결됐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뒤따랐다. 이런 호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종목이 현대차다. 계열분리 등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였다.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난 2000년 9%에서 올해 18.5%(추정치)로 높아졌다. 국제경쟁력 강화로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차의 올해 순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1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PER(주가수익비율)는 6배 수준에 머물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 이런 호재에 힘입어 작년초 40%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4월중순 54%까지 높아졌다. 주가는 저점 대비 2백80%나 급등했다. 이같은 궤적은 전체 증시의 움직임을 축약해 놓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악재도 적지 않은 현대차=현대차는 지난 4월말을 고비로 종합주가지수와 동반 급락했다. 환율하락이 직격탄이었다. 달러당 1천3백원을 웃돌던 원화 환율은 1천1백60원대까지 떨어졌다. 수출로 번 돈(원화)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로선 수출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수경기의 위축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악재로 인해 현대차 주가는 고점 대비 42%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하락률 25%)를 비롯 삼성전자(28%) KT(37%) SK텔레콤 (20%) 국민은행(20%)등 다른 블루칩보다 낙폭이 훨씬 크다. ◆현대차 주가 전망=현대차 주가는 최근 강한 지지력을 발휘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9포인트 하락한 지난 19일 현대차 주가는 3만1천원에서 바닥을 찍고 2.3% 상승했다. 지수가 33포인트 급락한 22일에도 현대차는 3만1천원을 지지선으로 버텼다. 외국인의 '팔자'도 일단락되는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최근 들어선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 역시 주가지수 700선에서 지지되고 있는 전체 시장과 흡사하다. 김석규 대표는 "현대차가 재료 수급 등 모든 측면에서 전체 시장의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