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증권선물위원회가 적발해 낸 새롬기술 임직원 및 오상수 사장 친인척의 위법행위는 최악의 증권범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회사의 고급 정보를 수시로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피의자들이 자신들이 입을 피해를 일반투자자들에게 전가시킨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새롬기술의 전 이사 오모씨와 조모씨는 지난해 9∼10월 초 새롬기술의 미국내 자회사 다이얼패드가 파산위기에 몰렸다는 것과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를 지원하지 않을 방침임을 확인하고 지난해 10월4일부터 11월14일까지 1백38만여주를 팔아치웠다. 미공개 내부정보를 통해 이들이 일반투자자들에게 떠넘긴 피해액은 64억원에 이른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집계했다. 또 새롬기술 임직원 5명과 일반투자자 3명은 다이얼패드 파산소식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해 11월6일부터 15일까지 1백3만주를 처분,48억원의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이로써 오 사장 개인 및 한때 '황제주'로 군림했던 새롬기술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됐다. 오 사장의 친인척이 내부정보를 알게 된 것은 고의든,고의가 아니든 오 사장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새롬기술도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향후 각종 사업을 영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롬기술 사건으로 인해 지난 1999년 하반기부터 2000년 초 정보기술(IT) 붐을 일으켰던 코스닥 내 다른 기업들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과거 스타 코스닥기업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새롬기술 및 유사기업의 불공정행위는 코스닥기업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불법행위가 공개된 이날 새롬기술은 하한가 근처까지 폭락했으며 코스닥 내 다른 IT기업의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