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일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선물거래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에 출렁거리고 있다. 24일 거래소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9.75포인트 떨어진 723.76으로 출발한뒤 낙폭이 벌어져 오후 1시55분 현재 21.28포인트(2.86%) 하락한 722.24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밤 미국증시가 반등하지 못한데 따른 실망매물이 쏟아진데다 1천5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집중돼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세계적 신용등급 평가기관인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했다는 호재도 낙폭을 크게 줄이진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 무려 7천400여 계약 이상 순매도하면서 시장베이시스를 백워데이션으로 전환시켜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했다. 전날 선물 6천881계약을 순매수하면서 710선까지 무너졌던 지수를 743.52까지 끌어올렸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연일 '꼬리'격인 선물시장이 몸통인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베이시스가 현물이 높게 평가된 백워데이션상태로 돌아서면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져 지수를 끌어내리고, 콘탱고가 확대되면 프로그램 매수물량이 출회되면서 지수를 밀어올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데다 특별한 상승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시장 베이시스를 좌지우지하면서 현물시장이나 옵션시장에서 초과 이득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어서 투자관심이 분산되고 미국증시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8월초까지는 우리 증시가 장중 선물시장 베이시스에 따라 출렁이는 '롤러코스터'장을 연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따라서 장기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가급적 매매를 삼가고 관망한뒤 증시가 확실한 방향성을 잡은뒤 거래에 참여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선물시장 베이시스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동향, 매수차익잔고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테면 매수차익잔고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물시장베이시스가 현물이 선물보다 낮게 평가된 콘탱고상태를 유지할 경우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매하면 단기적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지수의 등락 박스권을 설정한뒤 그 범위내에서 철저하게 매수, 매도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지수는 프로그램 매매에 크게 휘둘리면서 700과 760선을 오가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지수가 700선 근처로 흘러내리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한뒤 750∼760에 이르면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이처럼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박스권 매매를 하되 분할 매수.매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면서 "매매 박스권을 좁힌뒤 일부를 분할매도하거나 매수하고 지수변동에 따라 추가로 사고 파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미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물이 현물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고 그만큼 우리 증시의 체력이 약하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임 팀장은 "미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형주보다는 음식료나 피혁업종 가운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소형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