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는 철저하게 미국증시와 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틀동안 하락폭은 오히려 뉴욕증시보다 훨씬 컸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지수는 22일 지난 주말 대비 2백2.8포인트(4.95%) 하락한 3,895.50으로 마감, 심리적 지지선인 4,000선이 붕괴됐다. 이는 1996년 9월6일 이후 6년만의 최저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도 2백45포인트(5.15%) 급락한 3,691.43으로 5년만의 최저치를,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백74.35포인트(5.25%) 추락한 3,149.69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영국 광고그룹 WPP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고,네덜란드 보험회사 아에곤의 순익전망 하향으로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 이로써 올들어 런던증시는 25.34%, 프랑크푸르트증시는 28.46%, 파리증시는 31.89% 하락, 뉴욕증시의 다우지수(22.32%) 및 나스닥지수(34.24%)와 비슷한 낙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불거지기 시작한 회계스캔들이 비방디 등 유럽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화 강세로 기업 채산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파리소재 프리베생도미니크은행의 펀드매니저 이브 드 빌로맹은 "투자자들의 신뢰상실로 유럽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최근 노키아 에릭슨 등의 실적전망이 좋지 않은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