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는 9주째 이어진 폭락 장세에서 쉽게 반등하기 힘들 것이나 여기에는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심리 요인이 많이 작용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월가 전문가들이 21일 내다봤다. 이들은 따라서 금주에도 `팔자'가 더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현금으로 회수하기 보다는 인내를 갖고 장세가 회복되길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미 하원 공화당 지도자인 딕 아미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매입할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리처드 그라소 회장도 "단기적인 장세를 속단하기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과거의 사례로 비춰볼 때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증시 투자에 큰 영향을 미쳐온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 연구원은 이날 CBS-TV에 나와 "증시가 거의 바닥을 친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면서 "주가가 더 떨어지기 보다는 반등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시계추가 약세 쪽으로 많이 치우졌다"면서 "확언할 수는 없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언 연구원은 기업 회계 스캔들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많은 미 기업들이 지난 2-3분기 동안 회계 부문에서 극적인 변화를 낸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회계 투명성이 많이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른 분석가들도 최근의 주가 폭락에 심리적 요인이 과다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하면서 경제 기조가 아직은 견고하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체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투자 전략가 로버트 프뢸리치는 "투자자 신뢰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태"라면서 "이것이 심리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한 투자자는 "시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안전한 쪽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주가가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AMG 데이터 서비스는 지난 17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 뮤추얼펀드의 주식투자 손실이 114억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또 CNN-타임이 21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증시 폭락으로 인해 은퇴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가 조사 대상의 3분의 1 가량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지난주 예상보다 나쁜 분기 경영실적을 밝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주 나오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이 어떨지가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계 스캔들과 관련해 미 대기업 최고경영자 1천여명에게 해당사의 회계 내용을 점검토록 지시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도 주가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 분석가인 데이비드 존슨은 이런 여러가지 부정적 요인들 때문에 "단기적으로 증시 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NYSE의 그라소 회장은 투자자들이 신뢰를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일 NBC-TV에 나와 "새벽이 오기 전에는 어둡기 마련"이라면서 "미 경제 기조가 여전히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증시가 들죽날죽하기는 했으나 결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면서 "향후 10년도 같은 추세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인내를 갖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미 의원은 이날 NBC-TV 회견에서 미 의회와 행정부가 회계강화 입법을 추진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주가가 낮을 때 사고 비쌀 때 팔라는 간단하고 명확한 논리로 본다면 지금이 바로 사들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