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관련종목의 주가약세가 지속되면서 시가총액이 보유 현금보다도 적은 IT주가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성장성에 초점이 맞춰졌던 IT주가 일종의 '자산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 IT업체들은 적대적 M&A(인수합병)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증권업계 따르면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순현금자산보다 적은 IT등록기업은 이니텍 프로텍 3R 등 10여개사에 달한다. 공개키기반구조(PKI) 보안업체인 이니텍은 주가가 올초(2천8백50원)보다 40% 정도 급락하면서 시가총액(3백28억원)이 현금성 자산의 87%선에 머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현재 보유 현금규모가 시가총액보다 많은 3백77억원에 달한다"며 "현재 주가가 주당 순자산(3천5백원)에도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넥스텔은 현재 보유 현금이 1백8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1백39억원)을 웃돌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프로텍도 시가총액이 순현금자산(지난해 말 기준)의 68%인 64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3R 인터링크 등도 보유 현금에 비해 주가가 낮다. 한국정보공학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3백99억원)이 상반기 현재 현금성자산 총액 수준으로 낮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현금 3백억원에다 벤처투자펀드 청산으로 곧 들어올 자금 50억원,당장 매각할 수 있는 유가증권을 감안하면 현금성 자산 총액이 4백억원을 훨씬 넘는다"고 밝혔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경우 장내에서 적대적 M&A의 1차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산주로 부각된다는 점 하나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건 사실이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주가가 올라갈 때는 업황이 좋아지는 종목에 시선이 집중되기 때문에 가격메리트만 갖고는 주가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먼저 실적 회복가능성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강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PKI부문 2위 업체인 이니텍은 지난달부터 금융권 사업수주에 본격 나서고 있고 넥스텔은 외국 솔루션 수입판매사업을 시작했으며 3R은 주력사업인 영상보안장치(DVR) 시장이 커지고 있어 실적 개선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