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街)의 악몽'이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4년래 최저치로 추락하는가 하면 나스닥 또한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급강하했다. 그야말로 `검은 금요일'의 악몽이다. 뉴욕증시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유럽증시 역시 폭락세로 장을 마감하는 등 세계증시가 '월가의 악몽'에서 비켜나지 못했다.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일 지난 98년 9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밀렸으며 나스닥지수도 업계 대표기업들의 부정적인 향후 실적 전망 여파로 지난 97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역시 지난 97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미국 4위의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에 대한 당국의 조사, 5월 무역적자 확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다우지수는 이날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다 장중 한 때 410 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8천선이 붕괴되기도 했으나 거래 종료직전 힘을 발휘, 결국 전날보다 4.64%(390.23포인트) 밀린 8,019.26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지난 10일간의 거래에서 9일간이나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달 들어서만도 14%나 밀렸다. 다우 30 편입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으며 일일 낙폭으로는 작년 9월 17일 이후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업종에 걸쳐 주가가 크게 밀리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84%(33.81포인트) 내린 847.75을, 나스닥종합지수는 2.79%(37.90포인트) 후퇴한 1,319.05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거래량은 엄청나게 늘어나 거래소시장은 나스닥시장 보다 많은 26억3천만주가 손바꿈을 했다. 나스닥시장은 23억6천만주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충족하는 전 분기실적 호조를 밝힌데도 불구하고 이날 2003년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낯춘 것이 악재로 작용, 3% 이상 밀렸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향후 시장상황을 어둡게 보면서 26.73%나 폭락했다. 부정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AOL타임워너는 COO인 밥 피트맨이 사임하는 등 경영진이 교체된 가운데 급락세를 지속, 6.99%나 떨어졌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는 올 3.4분기 매출이 저조할 것이라고 경고한 여파로주가가 전날보다 1.65% 하락했다. 식품의약국(FDA)과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존슨앤드존슨은주가가 15.85%나 빠졌다. 글로벌파트너스증권의 수석투자전략가인 피터 카딜로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패닉성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한때 8천선을 하회하는 등 폭락세를 보이자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도 199포인트, 4.6%가 떨어진 4,098.3으로 장을 마감해 심리적저지선인 4,100선이 붕괴됐다.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FTSE 유로톱 100 지수는 5.4%가 하락한 2,061.01로장을 끝냈으며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5.4% 떨어진 3,879.48,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는 5.43% 급락한 3,322.85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대기업들의 경영실적 부진으로 미국경제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지난 18일 장후반부터 일기 시작한 세계적인 투매현상은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부터 퍼지기 시작, 뉴욕증시 폭락의 영향이 겹치면서 유럽까지 단숨에 확산됐다. 특히 스웨덴 휴대폰 제조업체 에릭슨이 예상보다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드러나면서 주가가 17% 이상 하락했고 독일의 엡코스그룹도 손실을 예고함에 따라 15% 이상 빠져 이미 취약해진 투자자들의 신뢰에 찬물을 부었다. 이날 폭락으로 인해 뉴욕증시는 지난 5월17일을 정점으로부터 17.5%,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증시는 5월15일 정점으로부터 각각 20.5%, 19.3%, 23.1%가 빠진 수준으로 물러앉았다. 앞서 아시아에서는 도쿄증시의 닛케이 225지수가 2.8% 이상 빠졌으며 서울증시의 KOSPI 지수는 3%,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1.2%가 각각 하락했다. 미국 경제의 불투명한 전망이 계속되자 달러화도 떨어져 엔-달러 환율이 115엔아래로 내려갔고 유럽 외환시장에도 같은 영향을 미쳐 유로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유로당 1.02달러 이상으로 회복됐다. (뉴욕 외신종합=연합뉴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