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4분기 이익규모가 IT업종의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당초 실적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경쟁업체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대단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매출총이익이 지난 분기 3조3천8백억원에서 3조4천2백억원으로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월드컵관련 마케팅 등의 판매관리 비용이 2천7백억원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순이익은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등 자회사의 지분법평가이익 3천억원과 외화환산이익 등이 포함돼 지난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TFT-LCD 5세대 라인에 1천억원,휴대폰 증설에 7백억원 등 투자규모를 2천3백억원 증액해 설비투자 총규모를 4조6천5백억원에서 4조8천8백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상황을 봐가며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19일 이사회에서 10%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부문별 실적 삼성전자가 2분기 연속해서 사상최대기록을 경신한 것은 메모리반도체,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휴대폰 등 주력품목이 고르게 양호한 실적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CD를 포함한 반도체의 경우 매출액이 지난 분기 2조9천7백억원에서 3조2천4백억원으로 9.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천9백억원에서 1조7백억원으로 여러 부문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 메모리중에서는 범용 D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DDR(더블데이터레이트)와 2백56메가 제품 비중을 높였다. 또 D램 이외에 S램 플래시메모리 등의 매출도 크게 늘렸다. TFT-LCD는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가격상승세가 2·4분기 들어 주춤하긴 했지만 14인치 모듈가격이 1월중 1백90달러에서 6월에 2백60달러로 올라 수익증대에 기여했다. LCD구동칩 등 비메모리분야에서도 매출이 전분기대비 25% 급증했다.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의 경우 시장여건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줄었다. 정보통신은 전분기 8천억원에서 6천1백억원으로 줄었다. 휴대폰에 대한 보조금 금지 여파로 가격이 높은 내수시장에서의 판매가 줄었으며 차이나유니콤의 이동통신장비발주가 3·4분기로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지털미디어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했으며 생활가전도 계절적으로 비수기여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동종업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6∼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향후 전망 3·4분기에도 실적이 호조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IR팀장인 주우식 상무는 "기업수요가 생각보다 호전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지만 2·4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의 경우 계절적인 수요가 생기면서 공급초과 현상이 완화돼 2·4분기의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해석했다. 정보통신도 휴대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장비쪽에서는 차이나유니콤의 발주가 진행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의 경우도 대만업체들의 5세대 공장이 내년말께나 가동될 예정이어서 비관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비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LG투자증권의 구희진 애널리스트는 "3·4분기에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다 4·4분기에는 다시 회복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가격은 분기평균으로 따지면 3·4분기가 2·4분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LCD가격도 하락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가치상승이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4·4분기에 들어서면 PC시장의 회복 등으로 실적이 다시 호전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