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통화(돈)가치가 올라가는 걸 꼭 반겨야 하나. 통화는 상대적인 개념.때문에 각국간 경제의 우열을 나타낸다. '1달러=1유로'가 붕괴된 요즘 유로·달러 환율을 바라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이 묘하다. 유로화와 달러화가 등가(等價)를 이룬 지난 15일 유럽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것도 유럽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예상된다. 겉으론 '킹(King) 달러'를 제압한 것을 대견해 하는 것 같지만 속으론 득실계산에 분주하다. 유로화가 뜨고 있는 요인이 유럽 경제의 위세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달러와 유로 두 기축통화간 '힘의 균형'이 정립될 때까지 증시 주변에 짙게 끼어 있는 안개도 쉽게 걷히진 않을 것 같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