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신용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조차 못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상환에 나서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4월부터 3차례에 걸쳐 회사채 550억원어치를 발행한데 이어 18일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낼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과거 고금리 채권을 상환하는데 쓰는 한편 자체 운영자금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작년까지만해도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해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회사채를 먼저 인수해주는 '신속인수' 대상 기업이었다. 신속인수대상이었던 성신양회도 지난해 발행한 신속인수분 대상 채권 76억원을 최근 상환했다. 또 금융시장 안정 대책으로 도입된 프라이머리CBO(발행시장담보부증권)도 당초 상환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해당 기업들이 대부분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이머리CBO는 신용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여러 기업이 함께 채권을 발행하면서 신용보증기관이 일정 부문 보증을 서 신용등급을 A급으로 높여 발행하는것이다. 보증을 선 신용보증기금(신보)에 따르면 이 증권에 편입된 350여개 기업들은 올해 6월까지 만기도래한 2조465억원중 90.3%인 1조8천490억원을 상환 했고 나머지는 차환발행했다. 또 이달에는 만기도래분 6천85억원중 93%인 5천675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신보 관계자는 "올해 만기도래할 5조6천억원의 프라이머리CBO의 90% 이상이 차환발행되지 않고 상환될 것"이라면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회사채 상환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의 여유자금은 작년 2분기 6조4천억원에서 3분기 7조원, 4분기 7조9천원, 올해 1분기 15조9천억원으로 증가세가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