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유통,에너지,통신주 등 내수주 매입비중을 높이고 있다. 기관들은 하반기 수출경기 회복에 대비,지난 4월 이후 내수주를 파는 대신 수출주와 IT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으나 지난달말 대규모의 로스컷(손절매)를 쏟아낸 이후 다시 내수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여기에는 미국 경기의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원화마저 급등하면서 향후 수출 및 IT주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깔려있다. 또 실제로 내수주는 꾸준한 소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 유력한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수주가 대안=실적이 우량한 내수주에 대한 기관들의 선호현상은 이달들어 뚜렷하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들어 삼성전기 LG전자 LG화학 현대자동차 삼성SDI 대덕전자 등 대표적인 IT주 및 수출주를 내다팔고 대신 포스코 SK SK텔레콤 부산은행 대한항공 현대백화점 담배인삼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안정적인 내수관련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들은 하반기에 수출이 경제회복을 이끌 것으로 판단했으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내수주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투신운용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제상황을 잘 보여주는 공장가동률이 지난 5월 75.5를 기록,점차 나아지고는 있으나 지난해 연말 바닥(74.4)과 큰 차이가 없다"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또 원화절상 효과가 3분기부터 기업 수익에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LG투신운용 양유식 주식운용팀장은 "환율 효과는 3분기부터 반영되면서 수출주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내수주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내수주가 매력적=꾸준한 실적호전 추세를 이어가는 유통주,안정적 실적이 보장되는 에너지주,펀더멘털은 우량하나 시장에서 소외받아온 통신주 등이 내수주의 대표주자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대표이사는 "원화절상이 긍정적이거나 환율 영향이 없는 주식이 좋다"며 대한항공 제일모직 한섬 신세계 LG홈쇼핑 한전 가스공사 삼성물산 LG건설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이날 "향후 경제규모 확대와 함께 소비의 성장엔진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소비형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신세계 SK텔레콤 CJ엔터테인먼트 LG홈쇼핑 LG카드 등이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7월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중에서 내수관련주인 포스코 한국전력 국민은행 SK텔레콤 등의 편입비중을 확대했다. 반면 IT업종의 대표종목인 삼성전기와 휴맥스를 제외시키고 IT업종 비중도 기존 41%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주 매수 타이밍에 주목해야=전문가들은 그러나 수출 및 IT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내수주는 단기적인 대안일뿐 중·장기적인 증시 상승은 수출 및 IT주가 이끌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LG투신운용 양유식 팀장은 "단기적인 대안으로 하방경직성이 강한 내수주를 사는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발빠르게 IT 및 수출주로 갈아탈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투자자문 박종규 대표도 "IT 산업의 계절적 성수기인 7∼8월 반도체 및 PC 가격을 지켜본 뒤 상승세가 예상보다 크다면 편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