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장기 약세는 결국 경기의 핵심 견인차인 소비를 위축시켜 회복세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이 11일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시가 더 주저앉지 않을 경우 소비세가 미약하기는 하나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따라서 상황을 너무 어둡게만 볼 필요가 없다는 조심스런 낙관론도 제기됐다. 뱅크 오브 몬트리올의 시카고 소재 살 과티에리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실현될 것으로 기대해온 소비와 기업설비투자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증시가 더 주저앉으면 그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티에리는 "증시 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면 그 여파로 소비자 신뢰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되면 소비도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경제가 올 2.4분기 2.5%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4.4분기에는 성장률이 5.0%로 높아질 수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은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증시 약세가 계속되면 성장위축 요인이 축적되기 시작하는 위기 국면으로 추락한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증시가 한해 20% 이상 하락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5%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18% 이상이 떨어진 상태다. 비교 시점을 피크에 올랐던 지난 1월 14일로 잡을 경우 하락폭은 25%가 넘는다. 무디스의 존 론스키 수석연구원도 증시가 계속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기업투자가 위축돼 결국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 장기침체의 파급 효과가 무섭다"면서 "이것이 기업과 소비자 신뢰에 모두 타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더 나가서는 개인 주주에게도 영향을 미쳐 최종 소비까지 위축시킨다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일부 주식이 과대평가된 상태며 기업 실적도 좋지 않아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회계부정 스캔들까지 잇따라 터짐으로써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된 점도 타격"이라고 론스키는 덧붙였다. 반면 증시를 너무 어둡게만 전망하지 말라는 견해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나로프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겸 수석연구원은 "최소한 초기 단계에서 라도 증시의 향후를 너무 어둡게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수입 수준에 맞춰 소비하게 마련"이라면서 "일자리가 계속 유지된다고 믿는다면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로프 사장은 "물론 현재로선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소비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까지 사람들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