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주가 급락으로 큰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국내 주식시장을 통해 채권 시장에 반영됐다. 미국 주가 급락의 파장이 어떻게 될 지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채권시장의 참가자들은 그저 미국 시장이 반영된 주가에만 연동됐다. 주가가 장중 일관되게 하락세를 보이자 금리도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7월물 옵션만기 영향으로 주가가 장 막판 낙폭을 키우자 금리도 좀더 떨어졌다. 6월중 실업률이 2.7%를 기록, 4년 반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정부가 하반기부터 수출이 본격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채권시장에서 펀더멘털 재료는 무시됐다. 오히려 외환시장처럼 정부가 오전 중 내놓은 달러 약세 전망 리포트에 경도되는 모습이었다. ◆ 금리, 5.80%로 하락 = 1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5.80%로 마감했다. 국고채권 2002-4호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하락한 5.80% 수익률에 장 막판 매도 호가됐다. 5.82%로 갭다운 출발한 뒤 장중 5.80%선을 전후로 소폭 등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1호 수익률은 5.79%를 기록, 전날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 5년물은 0.04%포인트 하락한 6.19%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0.09%포인트 하락한 5.74%를, 통안채 1년물은 0.05%포인트 하락한 5.42%를 각각 가리켰다. 금리스왑 레이트의 하락폭이 커 마이너스 스왑스프레드는 더욱 확대됐다. 국고 3년물 기준 스왑스프레드는 마이너스 0.04%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05%로, 국고 5년물 기준 스왑스프레드는 마이너스 0.01%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04%로 바뀌었다. 회사채 금리 또한 크게 하락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9%포인트 하락한 6.66%를,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9%포인트 하락한 10.61%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9월물은 7만1,217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35포인트 상승한 105.44를 기록했다. 한때 105.63까지 올랐으나 105.40∼105.50 사이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시간대별로 엇갈린 매매 포지션을 보인 끝에 577계약 순매도한 상태로 마감했다. 은행은 2,344계약 순매도했으며 투신사는 1,396계약 순매수했다. 정부는 이날 오는 10월부터 국채 지표물의 장내 거래를 의무화하고 5년 이상 만기 국고채의 통합 발행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등의 국채유통시장 개선방안을 내놨다. LG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국채 장내거래가 의무화되면 거래는 위축될 수 밖에 없으나 통합 발행 기간이 6개월로 늘어 채권 유동성은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 방안의 시장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미국시장과 연동여부 관심 = 이날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은 미국시장의 움직임이 대부분 반영했다. 이번주 들어 미국 주가와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가와 금리는 일정선에서 지지되자 두 나라 금융시장이 차별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확산됐지만 이 같은 분석은 이날 시장 움직임에 들어맞지 않았다. LG투자증권의 윤 연구위원은 "우리 시장이 미국 시장을 100% 외면할 수 없다"며 "미국 시장과의 연동성은 강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 특별한 재료가 없고 미국 주식시장 하락이 심하다면 오늘 같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기업 실적 악화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리도 다른 재료가 없는 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옵션만기일을 넘김에 따라 반등 성공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전망이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미국과 국내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간다면 국채선물은 105.50선을 상향 돌파하고 105.80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국내 주가가 반등한다면 결과적으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