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닷컴업체인 NHN이 코스닥 등록예비심사에서 재심의판정을 받아 또 탈락했다. 코스닥위원회는 NHN이 관계사인 12개 닷컴기업에 출자하고 있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탈락사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반기 순이익 1백억원을 넘어선 NHN의 심사탈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코스닥위원회가 심사과정에서 너무 몸을 사리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닷컴기업 출자 리스크=이번 NHN의 재심의판정 사유인 닷컴기업 출자리스크는 지난 6월에 있었던 예비심사에서도 재심의판정을 받았던 결정적인 이유로 지적됐었다. 정의동 코스닥위원장은 10일 "지난번 1차 재심의판정 사유였던 닷컴출자에 대한 리스크가 아직까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아 또다시 재심의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위원회 등록심사부 관계자는 "NHN의 실적은 좋지만 출자회사와의 지분변동 관계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심사 때 제로마켓 엠플레이 미디어웹 서치솔루션 넷매니아 등 12개 관계사에 투자한 금액이 자본금(27억원)에 비해 많기 때문에 상호출자했던 회사들간 지분관계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증권가에서는 NHN주요주주의 지분 내역에 대해 재차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위원회측이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NHN의 출자업체들은 현재 대부분 적자상태다. ◆코스닥위원회 몸 사리나=하지만 이같은 출자회사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코스닥위원회가 심사과정에서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NHN과 함께 실적이 좋은 영화제작사인 명필름도 보류판정을 받았다"며 "코스닥위원회가 인터넷 등 성장산업이나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성장성이나 가능성만으로 신생기업이 자본을 조달하게 하는 게 코스닥시장의 설립취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NHN은 현재 사용자와 페이지뷰면에서 다음 야후에 이어 동종업계 3위이며 순이익만 놓고 보면 1위다. NHN은 올 상반기 매출액 3백억원,영업이익 1백36억원,누적순이익 1백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45%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업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다음 네오위즈 등이 하반기 게임부문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한게임 사용자들의 로열티가 높아 NHN의 높은 수익성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코스닥위원회는 이날 썸텍 아이에스하이텍 덕양에너젠 풍경정화 렉스진바이오텍 에스제이윈텍 샤인시스템 국보디자인 대진공업 등 9개 기업의 코스닥 등록을 승인했다. 중앙시스템 삼영유니텍 명필름 에프아이디 신우정보시스템은 보류판정을 받았다. 또 이달부터 자진철회가 허용되면서 시스윌과 휘닉스커뮤니케이션은 등록심사를 철회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