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테크놀로지가 기관의 손절매 부담을 털어내며 전자화폐 대장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6일 동안 36.2%라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동종업체들을 멀찌감치 밀어내고 있다. 최대 경쟁업체로 평가됐던 씨엔씨엔터프라이즈(주가 6천3백원)는 5일 종가기준으로 케이비테크놀로지 주가(2만7천2백50원)의 4분의1에도 못미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5만원대 후반까지 갔던 주가가 기관의 손절매로 2만원선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기업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게 주가상승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잇따르는 매수추천=LG투자증권은 5일 케이비테크놀로지에 대해 투자의견의 최상위 단계인 '적극매수'를 제시했다. 충남과 전남지역에서 전자화폐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반기 실적전망이 매우 밝다는 게 추천 이유다. LG의 오재원 책임연구원은 "사업내용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해 주가수익비율(PER)이 5일 종가기준으로 8.4배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종 PER(20배 내외)는 물론 코스닥 평균PER(12∼13배)에도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동원증권 홍종길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말 이후의 주가 하락은 돌발악재로 주가가 폭락한 동종업체 씨엔씨엔터프라이즈와 연동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SW업종 평균과 비교하면 아직도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선점이 최대 호재=경남과 경북에 이어 충남과 전남에서도 전자화폐 사업을 수주,사실상 국내 전자화폐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이미 부산 원주 경기 전북 등에서는 전자화폐가 발급돼 교통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LG의 오 연구원은 "하반기에 시작될 서울의 메트로카드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국내 전자화폐 시장의 85% 이상을 선점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새롭게 전자화폐 서비스를 준비 중인 다른 지역에서도 서비스 연동을 위해 케이비테크놀로지의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동원증권의 홍 연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매년 증가율이 20% 내외에 달하는 안정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위협적인 경쟁상대가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 유의점=수급상에는 문제점도 있다. 지난 5월 증시가 위축됐을 때 거래량이 3만∼4만주에 불과하는 등 거래량 변동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등록이전에 투자를 받은 창투사 물량 22만여주가 아직 남아있다. 사업측면에서는 부산의 전자화폐사업자에 제공한 시스템 대금 1백20여억원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점이다. 또 하반기부터 개시되는 서울지역 메트로카드의 성공가능성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