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은 27개월째인 뉴욕 증시의 침체가 과연 얼마나 더 계속될지를 가늠하느라고 분주하다. 일부 전문가는 증시 침체가 내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시장이 다시 살아나더라도 몇년 전처럼 두자릿수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하기가 불가능할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소수이기는 하나 지금의 증시 약세에 너무 과민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중론은 증시가 활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팜비치 소재 로우리 리서치 리포트의 폴 데스먼드 사장은 "증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 2000년 4월 시작된 약세가 지난 6주간의 집중 매도로 더 타격받았다고 말했다. 데스먼드는 증시 침체가 아직 바닥에 이르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좌를 폐쇄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과거와 같은 공황 국면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로우리사 분석에 따르면 증시 침체기에는 대개 두가지 공통적인 측면이 가시화된다는 것이다. 즉 전체 거래 물량 가운데 손해를 감수하고 처분하는 비율이 최소한90%에 달하고 매도 광풍이 지난후 한순간 엄청난 매수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데스먼드는 지난 33년과 73-74년, 그리고 80-81년의 증시 폭락시 모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아직까지 이를 탐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증시 침체에 너무 민감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애틀랜타에서 모기지 브로커로 일하는 29살의 스티븐 피너건은 "증시 침체가 성가시기는 하다"면서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폭락으로 투자분이 한창 때에 비해 50% 가량 줄어들기는 했으나 현금으로 상환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다만 소액만 투자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주식을 사야할지에 특히 골머리를 썩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증시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나스닥 지수가 지난 97년 5월 이후 수준으로 폭락하고 다우지수 역시 9천포인트 이하로 떨어진 점을 불안스런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노마 소재 파이낸셜사이콜로지닷컴의 캐서린 구니 최고경영자는 "이처럼 나쁜 시황을 본 적이 없다"면서 "경험적으로 증시가 다시 호전되기는 할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걱정이 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데스먼드도 "어떤 주식에 투자할지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아예 시장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무조건 주식을 던지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 소재 투자분석 회사인 모닝스타의 피터 디테레사 수석연구원은 "시황이 얼마나 더 나빠질지 점치기 힘든 상태"라면서 "시장이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형편없이 무너질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되살아나더라도 예전과 같은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몇년간은 고작해야 낮은 수준의 한자릿수 수익률에 만족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너건은 지난 2000년 3월 하이테크주가 뛰기전 해당 주식들을 매입했다고 밝히면서 "하이테크주의 경우 40-50%, 블루칩은 20%의 수익률을 기대했으나 실제 실현된 것은 8%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뉴욕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