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19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측의 비공식적 전망치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1분기와 같거나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당초 제기됐던 D램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를 덜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2분기가 진짜 "어닝 스프라이즈(earnings surprise:깜짝 실적)"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급반등현상도 이런 기대감이 깔린 것으로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비중축소'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제 '비중확대'로 방향을 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전날보다 1만2천원(3.55%) 오른 35만원을 기록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주가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이며 2분기 실적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깜짝 실적 나올까=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치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6월 중순께만 하더라도 1조6천억∼1조8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이들은 최근들어 예상치를 2조원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 이는 D램가격 하락에 따른 충격이 예상보다 작은데다 LCD 정보통신부문의 실적호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영업이익을 2조2천억원으로 추정한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가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증권 SK증권 크레디리요네 등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2조원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D램가격 상승세으로 3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미국 IT경기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악재로 남아 있지만 D램 장기공급 가격의 하락세가 멈춘 상황에서 현물가격이 상승세를 보여 향후 D램경기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홍빈 팀장은 "미국 PC경기가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 한 D램가격은 6월초 이후의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3분기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수급개선=홍콩 싱가포르 등을 돌며 18개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업종 투자설명회를 마치고 돌아온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 2,3월에는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는 게 최대 관심사였지만 이번에는 매수 타이밍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올들어 삼성전자를 지속적으로 매도해 작년말 60%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52.7%까지 떨어졌다. 지난 200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수급여건이 그만큼 개선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의 D램 사업보다는 LCD 핸드셋부문의 실적호전 여부에 더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더이상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같은 D램 업체로 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마이크론 대만반도체 등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외국인들도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모멘텀이 없어 매수를 주저하고 있다"면서 "모멘텀이 나타나면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