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이 이틀째 올랐다. 장중 보합권을 중심으로 혼조세를 보였던 환율은 전날과 같이 장 막판 상승세를 강화했다. 그동안 1,200원을 위협하던 단기 급락 장세가 조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가 다소 진정되는 기미가 엿보이면서 달러/엔 환율은 120엔대에 안착, 상승폭을 키웠다. 달러/엔의 추가 상승을 기대한 달러매수(롱)플레이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 수요가 등장했다. 고점 인식에 따른 매물이나 외국인 주식순매수 출회되면서 환율 상승을 제한하기도 했으나 업체들의 결제수요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 심리도 점차 달러매수(롱)쪽에 시선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밤새 달러/엔의 동향에 따라 목요일 1,210원대 진입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 오른 1,203.50원에 마감, 지난달 중순이후 처음으로 이틀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207.90원, 저점은 1,203.30원으로 하루변동폭은 4.60원이었다. 장중 거래패턴은 '1,205원 매수 - 1,207원 매도'를 나타내며 보합권에서 주로 맴돌았으나 방향성은 결국 달러/엔이 제시하는 형국이었다. ◆ 영글고 있는 상승 분위기 = 전반적으로 달러/엔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 심리가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거래가 형성되고 있으며 1,220∼1,230원을 염두에 둔 심리가 엿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05원을 중심으로 혼조세를 보이다가 달러/엔이 상승하고 역외매수 등에 따라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강하게 나왔다"며 "일단 단기적으로 1,200원선에서 바닥을 다지면서 달러매도(숏)마인드가 달러매수(롱)쪽으로 돌아서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가 미국 증시하락이나 테러 위협에도 불구, 시장 참여자들이 증시가 바닥을 보고 테러가 없을 것이란 점을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밤새 달러/엔이 121엔대로 튈 수 있는 여력이 있어 달러/원은 내일 1,205원을 바닥으로 1,210원대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이월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이나 NDF정산관련 매물,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등이 하락 요인이었으나 역외매수 등이 이를 흡수했다"며 "전체적인 그림은 달러/엔을 염두에 두고 위쪽으로 가 있으며 시장 자율적인 반등을 이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은 미국 증시가 빠지고 있음에도 달러사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123엔대까지 반등이 가능할 듯 싶고 달러/원도 1,230원까지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업체나 은행권 모두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달러팔자(오퍼)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으며 내일은 1,205∼1,212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화 약세 진정 = 미국 달러화가 반등을 꾀하고 있다. 분식회계 파문과 뉴욕 증시의 하락, 추가 테러 우려 등에도 불구, 4일 독립기념일 뉴욕 휴장을 맞아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커버하기 위한 헤징수요가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분석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약세와 테러 우려에도 불구, 119.85엔으로 상승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름세를 강화, 120엔대에 정착하는 흐름을 보였다. 달러/엔은 장중 120엔을 놓고 수출업체의 매도물량과 매수세가 접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오후장에서 오름폭을 확대했다. 또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환율 관련, 미국과 협의를 추진중이고 추가 시장개입을 시사, 달러/엔의 단기 바닥을 단단하게 다졌다. 달러/엔은 오후 5시를 넘어서면서 120.30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15억원, 102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사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30원 낮은 1,205.50원에 개장한 환율은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겪다가 9시 46분경 1,205.20원까지 내려선 뒤 역외매수, 달러되사기 등으로 차츰 반등, 10시 36분경 1,207.3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물량 공급으로 차츰 레벨을 낮춰 오전장 후반 하락 반전, 11시 30분경 1,205.40원까지 내려선 뒤 약보합권을 주로 거닐다가 장 막판 상승 반등, 1,206.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06.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06원선의 강보합권에서 맴돌다가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출회 등으로 하락 반전한 뒤 2시 17분경 이날 저점인 1,203.3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은 저지된 채 달러/엔의 상승폭 확대를 따라 차츰 반등세가 강해지면서 상승 반전, 4시 24분경 고점을 경신하며 1,207.9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1,7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5,62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2억달러, 3억7,550만달러가 거래됐다. 4일 기준환율은 1,205.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