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로스컷(손절매)물량을 쏟아내며 주가 급락을 부채질했던 은행 연기금 보험 등 기관투자가가 이달들어 매수주체로 재부상하고 있다. 3일 거래소시장에서 증권 보험 은행 투신 연기금 등 전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우위를 보이며 7백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미국증시 급락과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4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6월말 급락장에서 11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던 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순매수로 전환,최근 3일간 6백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국민은행 박광대 증권운용팀장은 "내부 로스컷 규정에 걸려 불가피하게 손절매를 하다보니 투자한도에 비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크게 생겼다"며 "올 하반기 국내 증시가 900을 재돌파할 것으로 보여 현 지수대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은행권 전체적으로 현 주식보유 규모에 비해 2배 정도는 주식을 추가 매수할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4∼27일 1천2백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던 연기금도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섰다. 사학연금 이세우 주식운용팀장은 "급락세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여 낙폭과대주와 실적호전주 중심으로 분할매수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증시가 여전히 불안해 매수강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미국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것이 확인되면 직접투자 금액을 늘리는 동시에 투신권에 의한 간접투자도 추가로 집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입김 등을 감안할 때 이들 기관이 매도세로 돌변할 가능성은 낮아 증시 수급구조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