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거센 외풍을 이겨내고 있다.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가 4%이상 급락하며 최근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국내 증시는 전날보다 3.51포인트 올라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2일 극적인 반등의 주역은 외국인.전날 미국시장 급락에도 불구,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5백1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나스닥지수 1,400선 붕괴를 앞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매패턴과 종합지수의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등 섣부른 매수보다는 당분간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외국인 순매수 이어질까=미국시장 분위기와 달리 국내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5백17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시장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분위기다. 올들어 지수 750선아래에선 저가매수를 해왔던 외국인의 매매패턴 그이상의 의미를 두기엔 이르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신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조원이상 팔았던 외국인이 이후 시장을 거의 관망하며 750선에서 가격을 설정해 놓고 주식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추격매수보다는 저가에 깔아놓고 주식을 사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생시장에선 외국인의 행보가 좀 더 조심스럽다. 외국인은 지난달 12일 트리플위칭데이 이후 풋옵션을 대거 순매수하며 시장하락에 무게를 두었다. 지난달 25일 지수가 50포인트이상 하락하며 700선으로 밀린 이후부터는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시장에서 반등이 나오자 현물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있으나 옵션만기일(오는 11일)을 앞두고 시장이 어디로 튈지 몰라 파생시장에선 이렇다할 포지션 구축을 미루고 있는 셈이다. ◆불안한 미국시장=7월 첫날 미국시장은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회계 스캔들 확산,경기 둔화 우려,생명공학주 부진 등의 악재가 속출하면서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133.33포인트(1.44%) 떨어진 9,109.93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59.38포인트(4.06%) 급락한 1,403.83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11테러 직후를 밑도는 것이며 지난 9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김남태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은 "최근 미국증시는 '바람 빠진 고무풍선'과 같다"고 진단했다. 연일 터져나오는 회계스캔들로 지수가 급락하다가 호전된 경기지표가 발표되면 장중 반짝 반등하면서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익수 현대증권 뉴욕법인 부장도 "7월4일 독립기념일을 전후한 추가테러에 대한 위협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춘욱 한화투신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증시가 경기 및 순익 호전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197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상반기의 부진을 이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