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로 인해 급락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외환전문가들은 하반기 원화 환율이 평균 1천2백5원 수준으로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평균 1천2백45원 안팎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까지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미국 경기 회복 지연으로 달러 가치가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 약세는 어쩔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면서도 "그러나 원화 환율은 한 분기 정도가 지나면 조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하반기 평균 환율이 1천2백1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 강세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지만 환율 하락속도가 상반기보다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달러 약세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과 채산성을 악화시켜 환율 하락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의 하락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도 원화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일본 중앙은행의 엔화환율 하락 저지를 위한 시장개입도 중요한 변수로 평가된다. 강명훈 한화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율은 하반기에 평균 1천1백93원으로 1천2백원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연평균 환율은 1천2백42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0원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화 환율의 방향을 한.일 양국간 경제 펀더멘털의 차이에서 찾는 전문가들도 있다. 조현상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엔화 환율의 방향이 원화 환율의 하락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엔화 가치가 3.4분기중 약세로 전환하더라도 원화는 당분간 엔화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과거보다 일본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이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경쟁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엔화와의 동조화 현상이 완전히 사라지긴 어렵다"며 "하반기 원.엔 환율은 1백엔당 9백50~9백60원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