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월드컴쇼크를 이겨내고 힘차게 상승했다.


27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고 최대 제약회사인 파이자가 ‘바이백‘프로그램을 발표하는등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다우는 오전한때 제너럴모터스(GM)의 분식회계 연루 루머가 퍼지면서 마이너스로 밀리기도 했으나 꾸준한 매수세에 힘입어 149.81포인트(1.64%) 오른 9,269.92로 9200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나스닥도 29.89포인트(2.09%) 급등한 1,459.22를 기록했다. S&P500은 990.64로 17.11포인트(1.76%) 올랐다. 3대지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지난 17일이후 처음이다. 거래량도 뉴욕증권거래소 18억6천만주, 나스닥의 18억9천만주로 활발했다.


월가전략가들은 “분식회계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투자자들이 의외로 빠르게 월드컴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긍정적인 GDP발표로 미국경제가 확실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게 투자심리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상무부는 개장 직전 미국의 1분기 GDP가 추정치였던 5.6%보다 높은 6.1%를 기록, 99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특히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1년반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대비 1만건 줄어든 38만8000건을 기록하는등 고용시장도 좋아지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화제종목은 단연 화이자.앞으로 2년간 1백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발표로 5% 급등했다. 화이자의 발표는 기업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존슨앤존슨와 브리스톨마리어 머크등 제약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월드컴의 후폭풍을 받은 금융주들도 일제히 반등했다.시티그룹이 월드컴 채권이 3억3천5백만달러에 불과해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발표하면서 5.84% 올랐고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3.91%, 1.70% 상승했다.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GM는 장중한때 분식회계관련 루머가 돌면서 일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나 회사측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이날 2.89% 하락했다.


GE는 2분기에 예상보다 많은 3억5천8백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3분기 순익도 두자리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혀 1.36% 올랐다.


기술주는 선마이크로시스템이 골드만삭스의 긍정적인 코멘트에 힘입어 9.7% 급등하는등 대부분 호조를 보였다.델컴퓨터와 IBM이 각각 5.26%, 2.64% 상승했고 시스코시스템즈 주니퍼네트워크와 JDS유니페이스등도 초강세를 보였다.


통신주들은 상승세였다. AT&T가 2.91% 올랐고 전일 급락했던 퀘스트커뮤니케이션는 54.19% 폭등하면서 전일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휴대폰 생산업체 모토로라는 2분기와 올해 실적전망을 종전대로 유지한다는 발표로 2.92% 상승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