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고유계정으로 운용하고 있는 주식투자규모는 7천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은행권 손절매(로스컷)가 최근 증시 폭락의 원인이라며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국내 20개 은행의 자산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유계정으로 보유중인 거래소와 코스닥의 상장.등록 주식은 모두 7천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말 기준 은행권 총자산 948조9천억원의 0.08%, 거래소시장의 전체시가총액 283조원(27일 기준)의 0.2%에 불과하다. 은행권은 이처럼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한데도 정부가 지난 27일 열린 금융정책협의회에서 로스컷 등 자산운용 제도를 필요에 따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유중인 주식을 모두 처분하더라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로스컷 제도를 정부가 강제하겠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산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기 않기 위해 주식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총 자산에서 주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전혀 근거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은행권의 투자유가증권 가운데 상장.등록된 주식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12조461억원으로 집계됐으나 대부분 출자 또는 장기투자 목적으로 역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유가증권 규모가 비교적 큰 국민은행은 국민카드 지분 때문이며 산업은행도 대우증권 등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식시장의 수급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