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의 골을 깊게 했던 기관의 로스컷(loss-cut:손절매)이 일단락돼 가고 있다. 주요 투신사들은 자체적으로 로스컷을 유예시키고 있고 6월말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을 의식한 은행권의 매물도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의 주가하락이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이 나빠진데 따른 것이 아니어서 로스컷 규정을 기계적으로 따를 이유가 없다"며 "직권으로 펀드매니저들에게 로스컷을 유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도 "준법감시팀(컴플라이언스)과 협의해 로스컷을 유예시켰다"며 "시장의 과민반응에 뒤따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른 투신사들도 이미 로스컷 물량을 대부분 소화했거나 자체적으로 로스컷을 유예키로 해 증시는 한층 안정을 되찾았다. 은행권도 이날까지 11일째 매도우위 기조를 이어나갔지만 매도물량의 대부분이 하이닉스반도체와 갑을 등 출자전환 물량의 '손털기'나 6월말 BIS 자기자본비율을 의식한 위험자산(주식) 줄이기 차원이었고 원래 운용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매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한투신 이 본부장은 "삼성전자를 비롯 업종대표주들이 최근 20∼30%가량 하락한 상황에서 로스컷 매물이 일단락된다면 낙폭과대라는 점만도 주식이 매력적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기 삼성SDI 등 최근 특히 낙폭이 컸던 종목이 급등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증시급락을 불러온 원인이 나스닥지수 등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해외변수가 안정될 때까지는 모든 주체들이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가격메리트가 큰 단계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