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종합주가지수는 7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고 코스닥지수는 50선으로 밀렸다. 코스닥시장 하락종목 사상 최다 등 달갑지 않은 신기록들이 쏟아졌다. 미국 경기의 '더블딥(이중바닥)' 우려와 월드컴 회계조작 등 미국발 악재는 도쿄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를 동반 급락세로 몰아갔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54.05포인트(7.15%)나 추락한 701.87로 장을 마쳤다. 지수 급락으로 거래소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2월14일 이후 처음으로 3백조원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도 5.25포인트(8.48%)나 급락, 지난해 10월10일(56.45) 이후 최저치인 56.63을 기록했다. 투매현상이 벌어지면서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2000년 12월26일(5천5백9억원) 이후 가장 적은 6천53억원에 그쳤다.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4.02%, 홍콩 항셍지수는 2.39%나 떨어졌다. 이날 급락세는 미국 경기회복 지연 우려감과 '9.11 테러' 직후 수준까지 떨어진 뉴욕 증시 등에서 촉발됐다. 기관들은 증시가 큰 폭으로 추락하자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거 로스컷(손절매)에 나서 지수 하락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양상이었다. 최근 횡보.조정 장세에서 KT 담배인삼공사 등 민영화 물량이 쏟아진 것도 수요 기반을 약화시킨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금리는 약 8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환율은 1천2백원선마저 위태로워졌다.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3%포인트 급락한 연 5.52%로 마감됐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엔화 환율이 1백20엔대까지 내려간데 영향 받아 전날보다 9원80전이나 급락한 1천2백3원90전으로 마감됐다. 2000년 12월14일(1천2백2원) 이후 18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 박기호.유영석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