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미국 나스닥선물가격의 급락이다.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급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기업들의 분식회계와 실적악화 소식으로 나스닥 100지수 선물이 26일 3%가량 급락, 1,000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한국 일본등 아시아증시에 메가톤급의 충격을 가했다. 미국 2위 장거리 전화회사 월드컴이 지난 5분기 동안 38억달러 가량의 비용을 자본지출로 불법계상하는 식으로 순익을 부풀려 왔다는 소식이 장 마감후 전해지자 주가가 57.8% 폭락, 나스닥지수선물가 하락을 촉발했다. 이 회계조작액은 역대 최대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이어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3분기(3∼5월) 실적이 예상(주당 6센트 이익)과는 반대로 주당 4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나스닥지수 선물가격은 더욱 떨어졌다. 정규장에서는 0.15% 올랐던 마이크론 주가는 이 발표로 시간외거래에서 10% 급락, 주당 17.70달러로 내려갔다. 9.11 테러 직후 저점(16.39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마이크론의 경영손실은 비슷한 여건에 처한 다른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악화 우려를 촉발, 이날 아시아 반도체주가의 동반 급락세를 몰고 왔다. 애플컴퓨터 인텔 AMD 등 다른 주요 기업들도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경고, 세계증시를 더욱 짓눌렀다. 최근 미국증시는 연이어 터져 나오는 분식결산과 기업실적악화 소식으로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 1주일간 7% 속락한 9,126.82로 9,000선을 위협하고 있다. 기술주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이보다 더 떨어져 작년 9.11 테러 직후의 저점(1,423.19)과 겨우 1포인트차 수준에 와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