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강세와 주식시장 약세.' 국내증시가 전형적인 약세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25일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는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8%를 밑돈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미국시장 반등에도 불구,1.56%나 떨어졌다.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금리와 주가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값은 오르는 반면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데 이런 현상이 최근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 매력 감소=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1차적으로 미국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외환시장이 불안해졌고 환율급락이 채권강세와 주가약세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대한투신운용 권경업 채권운용본부장은 "장기채 수급공백과 환율하락에 따른 물가부담 완화가 채권 강세의 원인이지만 증시부진이 채권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갑지 않은 금리하락=채권금리가 떨어진다 해도 채권투자가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는 게 투신권의 반응이다.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은 이미 채권금리의 상승을 예상하고 채권 듀레이션을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기 어렵게 돼 있다. 맥쿼리IMM자산운용 김희병 이사는 "실제 장기채권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금리하락이 거래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은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부동화 심화=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고 금리는 불안한 하락행진을 거듭하자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도 심화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투신권의 채권형펀드 중 장기형에서는 8천8백49억원이 유출된 반면 6개월 미만의 단기형은 1조1천81억원이나 증가했다. 대한투신 권 본부장은 "기관의 자금집행이 6개월 미만의 단기형으로만 집중되고 있어 자금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IMM 김 이사는 "지금까지 시장흐름에 순응하며 주식매도·채권매수의 태도를 보였던 투자자들이 시장에 맞서야 할 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