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외풍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760선이 장중 무너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미국에서 불어온 한풍이 국내 증시를 뒤덮고 있으며 호재는 없고 악재만 있는 상황에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따라서 지금은 단기적인 반등을 노리고 주가가 크게 떨어진 실적 호전주를 사거나 투자 시기를 늦출 것을 충고했다. ◆미 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 미 증시의 앞길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23.82포인트 하락한 1,440.93을 기록해 작년 9.11 테러직후인 1,420선에 다가섰다. 다우지수도 177.98포인트 떨어진 9,253.79를 나타냈다. 지난주 AMD와 애플컴퓨터 등 기술주의 2.4분기 실적 하향 조정,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계에 대한 미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 착수 소식이 미국과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게다가 이번주 발표 예정인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2.4분기 실적, 6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가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굿모닝증권 서준혁 투자분석과장은 "지금까지 미 기업의 2.4분기 예비 실적은 기대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이에따라 종목별 추정실적 및 투자의견의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6분기만에 처음으로 기업실적이 회복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의 신뢰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고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추가테러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등 미 증시의 주변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뉴욕증시가 9.11 테러직후의 최저치를 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 750선이 마지노선..관망이 바람직 이처럼 미 증시의 전망이 밝지 않음에 따라 국내 증시의 약세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주가지수 800선에 주식을 산 기관투자가가 손절매(로스컷) 물량을 내놓아 주가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는 시점이다. 국내 기업의 올해 2.4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는 좋지만 지난 1.4분기에는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센터 부장은 "미 증시와 반도체가격의 불안, 원.달러 환율 급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으며 증시의 수급상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미국 시장의 안정을 전제로 3.4분기 기업실적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는 8월말에 국내 증시가 반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고점보다 20% 하락한 지점을 상승과 하락의 경계선이라고 말한다"며 "종합주가지수는 올 고점에 비해 20% 정도 떨어진 750선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50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추가 하락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임 팀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거래소시장의 향방에 달려있다"며 "단기 반등을 노린 저가매수를 빼고는 관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미 증시가 9.11테러 직후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바닥권 도달여부가 미지수"라며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실적은 좋지만 낙폭이 큰 종목을 사되 되도록 투자시기는 늦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