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듯했던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말 우리나라 주식을 대거 매수,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은 지난 2월 이후 5월까지 4개월동안 3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었다. 이후 6월 들어 매도세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지난주 후반부터 다시 물량을 대거 내놓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1조9천3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2조3천7백억원 상당을 내다 팔아 약 4천4백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된 매도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전기 국민은행 등 대형 블루칩들이다. 삼성전자는 주후반 미국에서의 D램업체 조사와 관련해 매도가 늘었고 국민은행은 DR 발행과 관련된 매물로 보인다. 현대차 등 수출 관련주에 대한 불안도 아직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수 종목은 주로 한전과 같은 경기방어적 주식,동국제강 등 기초 소재산업,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조선산업주들이었다. 금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시장이 지난해 9·11일 테러 당시에 기록했던 저점(다우 8,230포인트,나스닥 1,423포인트)의 지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년초 이후 한국 주식을 팔고 일본 주식시장으로도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본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천7백억달러를 넘어 9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주에 만난 미국의 한 헤지펀드 투자자는 그들이 틀렸다며 멀지 않아 일본 주식을 팔고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