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닷새째 내리며 이틀째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전날에 이어 손절매성 매물을 내놓으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인이 반발매수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반도체주 실적경고와 미국 법무부의 삼성전자 반독점 위반 조사 악재가 전날에 이어 시장을 누르며 반등을 가로 막았다. 관망세속에 거래는 더욱 줄어 1억9,000만주와 7,100억원으로 모두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거래대금은 이달들어 1조원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65선 전후에서의 단기 지지 가능성을 기대하면서도 하락 횡보세가 지속될 가능성 있다며 위험관리를 주문했다. 20일 코스닥지수는 65.77로 전날보다 0.49포인트, 0.74% 내렸다. 개장초 64.48까지 내린 뒤 반등했다. 마감기준으로 지난해 11월 7일 65.66 이래 최저치다. 업종별로 금융, 기타제조가 2~3% 내리며 낙폭이 컸고 운송장비부품, 비금속, 출판매체, 섬유의료, 음식료담배, 운송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내렸다. 하락종목수가 445개로 상승 279개보다 많았지만 하한가종목수는 3개에 그쳐 투매세는 진정됐다. 강원랜드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1개 종목이 모두 내렸다. 국민카드, 하나로통신, 엔씨소프트 등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종목 하락폭이 2~3%로 비교적 컸다. 아시아나항공, 다음, 국순당 등은 오름세에 동참했다. 개인이 361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0억~283억원 순매도했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외국인이 미국 기술주 악재로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며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나스닥시장과 달리 코스닥에서 실적호전 종목이 많아 기존의 시각을 바꾼 것으로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언제든지 반등은 나올 수 있지만 계기가 없어 약세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도하기에는 너무 늦어 저점 확인을 지켜보면서 매수시점을 찾아야 한다"고 권했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단기 반등을 기대하며 급락에 따른 저가 반발매수가 들어왔지만 반등이 나오더라도 큰 시세를 기대하기는 힘들고 정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미국 반도체 악재와 별 상관이 없지만 외국인 매도와 기관의 좁은 운신폭을 감안할 때 크게 재미보기 힘들다"며 "단기적으로 큰 악재가 나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