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업체의 주가가 동반추락하고 있다. 대표주인 휴맥스의 2·4분기 실적악화소식을 계기로 셋톱박스 업종에 대해 시장의 '냉정한'재평가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18일 휴맥스 주가는 2일 연속 하한가를 비롯해 3일째 급락하며 주가가 연중최저가인 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한단정보통신은 5일만에 반등했지만 현대디지탈텍도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휴맥스는 이날 데이트레이더들의 집중표적이 되며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휴맥스의 이날 거래량은 종전 최고치의 2배가 넘는 5백99만여주에 달했다. 메리츠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불투명한 성장전망이 셋톱박스 업체에 대한 투매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매력은 높아졌다=휴맥스는 실적악화 발표 후 주가가 30% 이상 급락했다. 2분기에 이어 향후 실적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주가하락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휴맥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1백93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가급락으로 올해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코스닥전체 평균치인 12∼13배 수준 조차 밑돌아 '주가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휴맥스의 올해 주당순이익은 약 3천8백원으로 추정돼 18일 주가 대비 PER는 8.1배에 불과하다. 특히 셋톱박스 업체들은 실적전망이 기대치에는 못미치지만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단정보통신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9%와 9% 증가한 1천1백43억원과 2백11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디지탈텍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천2백10억원과 2백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백4%와 3백33% 고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단정보통신과 현대디지탈텍의 올해 추정 PER는 각각 5.6배와 6.7배에 불과하다. ◆저가매수의 타이밍은=휴맥스 등 셋톱박스 업체들이 펀더멘털 대비 낙폭이 과대하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시점이 무르익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은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 셋톱박스 업체의 실적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지나친 주가하락을 감안해 투자의견의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 연구원은 그러나 "실적모멘텀이 없는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휴맥스의 경우 6월실적 추이를 지켜본 후 '실적바닥'을 확인한 뒤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이 데이트레이더들의 표적이 되며 거래량이 급증한 점도 향후 주가전망에 부정적인 요소다. 증시 전문가들은 급증한 거래량이 향후 반등시 매물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