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유 항공 해운업계 등은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환차익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상반기에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 LG정유 등은 올해 2·4분기에 환차익으로만 1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SK㈜는 외화부채가 15억∼16억달러에 달하고 있어 원화가치가 1원 올라갈 때마다 약 15억원의 이익이 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초 1달러당 1천3백26원에서 18일 현재 1천2백30원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SK㈜는 2·4분기에만 1천4백억원의 환차익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누리증권 백관종 이사는 "SK㈜는 2·4분기에 영업이익이 1천6백50억원대에 머물겠지만 환차익에 힘입어 경상이익은 2천9백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정유도 환율하락으로 올들어 5개월 동안 1천2백억원의 환차익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해외수출 비중이 높은 에쓰오일과 환리스크를 헤지(hedge)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상대적으로 환차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매출보다 달러 비용이 더 많은 항공업체들도 환율하락으로 큰 수혜를 입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달러지출 초과분이 연간 8억달러,달러화 표시 부채가 21억달러에 각각 이르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1백원 내리면 연간 3천억원의 수익개선 효과가 발생한다. 10억달러 상당의 달러화 장기부채를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원 내릴 때마다 76억원의 환산익(평가익)과 66억원의 외환차익(거래이익) 등 총 1백42억원의 수지개선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류비 항공기임차료 공항이용료 등 대부분의 비용이 달러화로 지급되고 있어 환율하락시 영업이익 증대에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항공사는 최근 월드컵 특수와 함께 기름값까지 하향 안정세를 띠고 있어 하반기 수익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일훈·김태완 기자 jih@hankyung.com